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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하단 술집 추천
얼큰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쫀득한 어묵
고소한 치즈와 달걀이 올려진 밥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새우요리
+ 소주 한잔 = 소확행
행복이라는 것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멀리 있는 행복도 있다. 그 행복을 쫓기 위해서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살면서 좀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도 하고 어떤 목표를 향해서 매진할 때도 있다. 하지만 가끔씩 이런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껴보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단맛이 아닐가 싶다. 소주 한잔이 생각났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얼큰한 국물과 함께 맛있는 안주, 그것들과 함께 하는 소주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찾았다. 이번에 소확생을 위해 찾은 곳은 여기다.
가게 이름이 땡초우동이다. 어떤 이유로 이런 가게의 이름이 나왔지는 모르겠다. 이 가게 이름만 들어보면 땡초 즉, 매운 고추와 우동. 아주 얼큰한 국물우동이 생각날 법 하다. 그리고 실제로 그 메뉴도 있다. 하지만 땡초우동이라는 가게이름에 부합할만한 다양한 우동메뉴들이 있는 건 아니었다. 아무렴, 가게 이름이 중요하랴? 맛있는 안주, 편안한 분위기만 조성되면 좋다.
땡초우동은 여기가 본점이 아니다. 지도검색을 해보면 전국적으로 검색이 된다. 물론 그렇다고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흔한 프랜차이즈 술집 맛집은 아닌 것 같다. 아직 그만한 인기나 인지도는 없는 듯 하다. 앞으로 더욱더 발전해나갈 가능성이 많은 브랜드가 아닐까 싶다. 진 땡초우동, 가게 한 켠에 있는 글 중에서 "마누라는 속여도 재료는 안 속입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그만큼 재료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은 있는 것 같다. 물론 재료도 안 속이고 마누라도 안 속이는 사람들이라고 믿는다. 그만큼 재료는 좋은 것을 쓴다고 받아들이고 싶다.
부산 하단 땡초우동, 다른 지점은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거의 비슷한 분위기 아닐까 싶다. 둥그런 탁자와 사각형 탁자가 군데군데 놓여져있다. 의자의 경우 작은 드럼통을 연상시킨다. 저 뚜껑을 열면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여느 실내포차처럼 굉장히 편안하면서도 부담없는 분위기다. 6시가 넘어가자 삼삼오오 손님들이 들어온다.
소보로 새우 칠리맛이다. 이 메뉴는 칠리맛 혹은 와사비크림 맛 둘 중에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매콤한 칠리맛으로 선택을 했다. 소보로라는 의미가 뭔가를 으깨어서 양념한 후 볶아낸 요리라고 들었다. 그래서 새우를 으깨서 나올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통새우를 그대로 양념에 버무려서 볶은 요리 같다. 피망과 함께 조리를 했고, 깨와 아몬드가 토핑이 되어서 나온다. 새우 고유의 향, 양념의 맛, 견과류의 고소함이 어우러진 그런 맛이다.
새우가 정말 통통하고 실하다. 재료는 속이지 않는다고 하는 말이 빈말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새우라는 것이 어느 식당을 가던 가격대가 좀 있다. 마트에 가도 수입산 한팩에 만원정도 하니까 이 정도 양념에 이정도 갯수의 새우라면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동통통한 새우살이 입안에서 씹히는 식감도 좋고, 칠리양념 자체가 달짝찌근하면서도 매콤하니 감칠맛도 꽤 좋다. 소주 안주로도 좋고 밥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얼큰 어묵탕의 경우 작은 버너에 올려져나온다. 그래서 일단 한소끔 끓여서 먹게 되어 있다. 한번 끓인 후에는 불조절을 하면서 계속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국물이 조리면서 국물의 간도 조금 더 쎄지고 어묵이 우러나면서 국물도 더 진해지는 것 같다. 어묵이 듬뿍 들어 있고 또 그 속에는 우동면사리가 들어 있어서 식사로 먹어도 좋고 술안주로 먹어도 괜찮은 메뉴다.
부산이니 당연히 부산어묵을 쓴 것으로 생각이 든다. 어묵의 생김새 자체가 다르다. 싸구려 어묵이 아니라 정통 부산어묵이다. 오동통통한 저 어묵살만 봐도 부산어묵이라는 것이 짐작이 간다. 어묵은 꼬치에 꽂혀있어서 먹기도 간편하다. 쑥갓과 김이 토핑이 되어 있다. 일단 강한 불로 한소끔 끓인다.
어묵 밑으로 우동 면발이 듬뿍 들어 있다. 50년 경력의 제조장이 직접 뽑는 생면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만큼 그냥 일반 수퍼에서 파는 면보다는 좀더 쫄깃하고 탄탄한 느낌이 든다.
우동과 함께 술안주로 아주 좋은 뜨끈한 어묵. 부산하면 어묵, 부산에서 먹는 어묵은 부산에 사는 사람이든, 부산을 잠시 방문한 사람이든 그 맛과 식감은 역시 특별한 것 같다. 이 집 어묵탕에 든 어묵도 구수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참 좋다.
이런 안주와 더불어 먹는 소주, 달지 않을 수가 없다.
집에서도 가끔은 반찬이 없을 때 밥에다가 달걀 후라이 하나 올리고 간장과 참기름을 넣어서 슥슥 비벼서 먹기도 한다. 그 음식을 참고해서 만든 메뉴가 아닐까 싶다. 밥, 달걀후라이, 치즈, 깨. 솔직히 재료가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참기름도 듬뿍, 깨도 듬뿍. 이건 고소하라고 일부러 만든 메뉴같다. 각종 재료가 든 간장 계란밥을 숟가락으로 살살 비벼서 한입 먹으면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간도 딱 맞다. 술안주가 아니라 식사를 해야한다면 간장 계란밥, 추천하고 싶다. 촉촉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아주 일품이다.
단, 토핑으로 나오는 치즈를 밥 위에 데코를 할 때 좀 더 이쁘게 데코하면 낫지 않을까 싶다. 조금은 성의없게 보이기도 한다. 이왕 내놓는 것,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음식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치즈의 모양을 내던지 아니면 치즈를 밥 위에 배치를 할 때 좀 더 신경을 쓰면 더 나을 것 같다.
부산 하단 술집 맛집 추천 땡초우동. 일단 캐주얼한 분위기, 푸근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안주 혹은 식사 메뉴가 아주 다양하지는 않지만 땡초라는 주제를 가지고 칼칼하고 매콤한 국물 안주 및 기타 안주가 특색 있는 곳이다.
최소한 내가 먹어본 얼큰 어묵탕, 소보로 새우, 간장계란밥은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싶은 메뉴다.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아주 깊은 내공을 가진 곳은 아니지만 좋은 재료를 가지고 기본에 충실하게 맛을 낸 것같다는 인상은 충분히 받을만하다.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과 함께, 새우, 어묵 요리등으로 소주한잔 걸치기 딱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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